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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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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 조사는 경상남도 함양 사람이며 성은 이씨다. 열 살 때 범어사 명학동지(明學同知)라는 스님을 스승으로 하여 출가하였다.
4∼5년 동안 은사 스님을 모시고 여러 가지 사중 일에 열심히 종사하다가 15살 되던 해에 분연히 도를 배우려는 뜻을 세우고 스승에게 나아가 "세속적인 욕망을 버리고 발심수도(發心修道)하여 생사를 해탈하고자 한다."라고 간청하였다. 그러나 일에만 전념하고 재물을 모으기에 여념이 없었던 스승은 끝내 그 뜻을 받아주지 않았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몰래 금강산 영원동으로 가서 세상을 영원히 끊고 오직 한마음으로 정진하여 크게 깨달았다. 그 후 그는 흰구름 떠가는 푸른 하늘과 흐르는 시냇물에 마음을 두고 유유자적하게 세월을 보냈다.

영원 스님이 30세가 되던 해 어느 날 선정에 들어 스스로 법열을 즐기고 있던 중, 저 명부의 세계 시왕동(十王洞)에서 범어사의 옛 스승 명학동지의 죄를 묻는 고통의 소리가 높이 들려왔다. 이에 그는 삼매에서 나와 스승을 구하려고 신통력으로 명부에 이르러 그 원인을 알아보았다. 그것은 스승인 명학동지가 생전에 탐욕심으로 재물을 모으고 선한 일이라고는 조금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죽은 뒤 구렁이의 과보를 받은 것이었다.
이에 그는 소연히 놀라 돌아와서 스승의 대상(大喪)이 되는 날에 신통력으로 스승의 업신인 구렁이를 동반하고 범어사로 돌아와 보니 많은 스님들이 재를 크게 베풀고 자못 번잡하였다. 그는 스승의 업신을 생전에 아끼던 금고에 넣은 뒤 부처님 앞에 예배하고 다시 그 금고에 이르러 스승의 옛 이름을 세 번 불렀다. 이 소리를 듣고 큰 구렁이가 나오거늘 그는 그 구렁이에게 "이러한 업신을 얻게 된 것은 전생에 탐심으로 재산을 모은 까닭이니 지금부터는 모든 인연을 버리고 몸과 마음을 놓아 버려라."고 하면서 두 번 세 번 말하였다. 이에 그 구렁이가 스스로 머리를 들어 땅에 세 번 곤두박고 업신을 벗어버렸다.

그 후 10여 년이 지나 그 옛 스승이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나 입산수도하여 수많은 착한 일을 하고 불법을 바르게 깨달으니 이 분이 곧 우운조사(雨雲祖師)라고 한다.

이렇게 스승을 제도한 영원 조사는 다시 금강산 영원동(靈源洞)에 들어가서 열심히 수도하시다가 만년에는 지리산으로 옮겨 영원사(靈源寺)라고 하는 절을 짓고 살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