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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불교 구심점 회복…밝은 미래 열었다 - 불교신문

범어사 | 2018-02-05 | 조회수 : 6095

부산불교 구심점 회복…밝은 미래 열었다

<1> 금정총림 범어사(제14교구)

  • 범어사=박봉영 기자
  • 승인 2018.02.01 14:02

종단의 근간을 이루는 24개 지역 교구와 2개 특별교구는 승가공동체의 기반이자 불교조직의 집약체다. 수행과 포교, 생활의 기본 영역인 교구를 살펴보면 한국불교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 각 지역에서 희망공동체를 일구어가는 교구의 속살을 여실히 들여다본다.

 

제14교구본사 금정총림 범어사는 부산불교 활성화와 자존심 회복을 위한 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다. 흩어진 불심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중창불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월 열린 선문화교육회관 상량식 모습.


승가?신도단체 통합 결실
종립학교 범어사 직접 관장
지역불교계 통괄 가능해져

불심모을 대대적 불사 병행
수말사 중심 소속사찰 개편
발빠른 사회복지분야 독보적


부산과 창원, 김해를 담당하고 있는 제14교구본사 범어사는 250여 말사와 10개 산내암자를 거느린 대찰이다. 우리나라 제2의 도시 부산을 품어안은 금정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100여명의 대중이 상주하는 총림이자 방장 지유스님이 주석하며 총림을 이끌고 있다. 범어사를 중심으로 한 제14교구는 700명의 스님들이 소속된 대형 교구 중에 하나로 꼽힌다. 

주지 경선스님은 부임 직후 매월 종단의 선지식과 강백, 율사가 법석에 올라 화엄법문을 설하는 천일화엄대법회를 열어 ‘널리 화엄의 그물을 펴 인간과 천상의 중생을 제도한다’는 ‘장대교망록인천지어(張大敎網?人天之魚)’의 법을 펼치고 있다.

금정산문에 내걸린 선찰대본산(禪刹大本山)이라는 편액에서 범어사의 기상이 읽힌다. 일제로부터의 독립을 이끌었던 용성스님과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는 정화운동을 이끈 동산스님이 범어사에 주석해 조계종단의 종가(宗家)와도 같은 교구본사로 잘 알려져 있다.

불교세가 강한 부산지역은 조계종단 외에도 여타 종단의 사찰도 적지 않다. 부산지역 사암과 승가단체가 3개나 되고, 연합신도회도 2개로 나뉘어져 있다. 범어사가 중심을 이루고 부산불교를 이끌어왔지만 최근에는 그 역할을 다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하다. 부산의 불자들이 다른 지역의 사찰을 찾는 현상도 나타나 범어사는 종가로서의 위상은 물론 부산불교의 중심 역할에서도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요즘 범어사는 새로운 변혁기를 맞고 있다. 불교세가 가장 강한 부산지역을 통괄하는 구심점의 자리를 회복하는 불사와 돌아선 불자들을 다시 범어사로 되돌리기 위한 불사로 생기가 돈다.

범어사는 부산불심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승가단체를 범어사 주지가 당연직 회장으로 있는 부산불교연합회로 통합하는 작업에 착수해 상당부분 결실을 맺었다. 조계종부산연합회와 부산불교승가연합회를 부산불교연합회가 아우르도록 합의를 끌어냈다. 연합신도회도 하나로 통합하는 논의가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부산지역 종립학교의 법인 이사장도 범어사로 이양하기로 논의가 마무리됐다. 이는 범어사가 부산불교를 통괄하는 위치를 회복했음을 보여준다.


금정총림 범어사 전경. 부산불교의 중심이었던 범어사는 부산을 감싼 금정산에 거대한 총림을 이뤘다.


이와 함께 진행된 신도들을 다시 범어사로 모으는 불사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그 출발이 건축불사다. 현재 범어사에 진행되고 있는 범어사승가대학 도서관, 선문화교육불교회관, 템플스테이관 신축불사와 요사채 명학당과 도림당 개축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유물전시관 신축불사도 올해 새롭게 시작된다. 

오는 5월경 착공 예정인 유물전시관은 부산 유일의 사찰 박물관으로 국가지정문화재 4건 4점, 시도지정문화재 49건 329점, 보관문화재 15건 17점, 비지정문화재 2635건 3만3186점의 성보를 소장 전시할 수 있는 시설이다. 승가교육, 신도교육, 포교, 문화, 생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이 불사는 범어사의 자존심 회복과도 직결돼있다.

오랜 기간 다른 교구본사에 비해 불사가 미진했던 범어사는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증개축 조차 합법적으로 하지 못했다. 그나마 진행된 불사는 무허가, 미준공이어서 재정, 행정적 부담이 적지 않았다. 심각한 문제는 사회와 세태의 변화를 담아낼 수 없어 불자들에게 범어사는 불편하고 구식의 사찰로 낙인 찍힌 점이다. 

스님들의 불편은 차치하고라도 현대인에게 맞는 시설과 공간을 갖추지 못하니 점점 다양해진 불자들의 욕구를 충족하지 못했다. 부산 도심과 김해에 포교당을 개설할 만큼 지역포교에 힘썼던 과거의 노력은 한때의 성과에 그쳤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범어사는 흩어진 부산불심을 모으는데 이런 불사가 적지않은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범어사는 말사 개편작업에 착수했다. 부암동 선암사, 기장 장안사, 모라동 운수사, 동래 법륜사, 연산동 마하사, 창원 성주사, 김해 은하사, 사천 다솔사를 수말사로 지정한데 이어 포교당으로 설립한 김해 연화사와 해운대 반야선원, 영도 대원사가 포교도량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했다.

다른 교구에 비해 빨리 시작했던 사회복지 분야는 14교구가 독보적이라 할 만큼 앞서 있다. 범어사가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금정총림범어와 재단법인 금정총림범어 청소년동네에서 직영과 위탁으로 운영하고 있는 시설이 12개소에 이른다.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 덕분에 아동, 청소년 시설이 절반에 이른 점은 눈여겨볼만하다.


범어사 주지 경선스님은 부임 이후 종단의 선지식과 강백, 율사가 법석에 올라 화엄법문을 설하는 천일화엄대법회를 열어 '널리 화엄의 그물을 펴 인간과 천상의 중생을 제도한다'는 '장대교망록인천지어(張大敎網?人天之魚)'의 법을 펼치고 있다.




“신뢰로 내부갈등 종식…흩어진 불자 모을 것”

제14교구본사 범어사 주지 경선스님

제14교구본사 범어사 주지 경선스님.

“범어사는 조계종단 내 위치를 보면 종가집이라 할 수 있는데, 오랜 기간 종가 역할을 제대로 못했어요. 지금부터라도 종가의 위상을 되찾고 부산지역 불교를 활성화시키는 중심에 서야 합니다.”

제14교구를 이끌고 있는 범어사 주지 경선스님의 출발은 반성과 혁신이었다. 흩어져 있는 부산지역의 불심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부산불교를 통괄할 지휘권을 모두 범어사로 집중시키는 일과 범어사 내 갈등을 해결하는 일을 첫걸음으로 삼았다. 여러 개로 흩어져 있는 사암과 승가 연합단체를 범어사 주지가 당연직 회장으로 있는 부산불교연합회로 통합시키는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종립학교 이사장직도 범어사로 다시 되찾기로 상당부분 합의가 이뤄졌다.

경선스님은 “14교구가 워낙 큰 교구라서 힘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그간의 내적 갈등을 본사주지가 직접 나서서 하나하나 풀었다”며 “이제는 신뢰가 쌓여 범어사와 부산불교를 한걸음 나아가게 하는 일만 남았다”고 자신했다


이와 함께 경선스님이 추진한 것은 범어사 건축불사다. 달라진 불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해 불자들이 하나둘 발길을 끊은 모습을 지켜봤던 경선스님은 부임과 함께 떠났던 불자들을 다시 범어사로 불러들이기 위해 선문화교육회관과 템플스테이관 불사를 택했다. 부산불교의 중심으로 거듭나야 종가로서의 자존심 회복도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미 30년 전, 늦어도 20년 전에는 지었어야할 건물이라고 했다.

경선스님은 “요즘 신도들은 앉을 자리 없으면 절에 왔다가 바로 돌아가거나 발걸음이 뜸해진다. 절에 와서 법회만 참석하고 가는게 아니라 이것저것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범어사는 그동안 규제 때문에 그 불사를 못했다”며 “그러다보니 부산불자들을 다른 지역의 사찰로 빼앗겨 지금은 부산 최고사찰이라는 권위도 위태로운 지경이 됐다”고 했다. 수십년 동안 선찰대본산에 걸맞는 선센터가 필요하다고 해놓고 정작 그 일을 해낸 이들이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경선스님은 선문화교육회관에 대해 “재가불자를 위한 선 강좌와 체험을 비롯해 각종 문화강좌가 펼쳐지는 공간이자 신도들의 사무실과 쉼터를 두루 갖춘 시설이 될 것”이라며 “범어사가 부산불교를 활성화하는데 가장 중요한 장소가 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구의 역할 강화를 위해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빠른 시일 내 이양해야 한다는 소신도 내비쳤다. 소속 말사에 대한 본사주지의 통괄권이 강해지지 않으면 주지 임명장을 받고 나면 달라지는 말사주지들을 아우르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범어사=박봉영 기자  bypark@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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