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전몰장병합동위령재 현장
최고 예우 故 이형술 하사 귀환
보훈처 "범어사, 현충원의 효시"
유가족 및 참전유공자 등 참석
고(故) 이형술 하사의 위패가 유가족의 품에 전달됐다. 위패는 범어사 대웅전 아래 마련된 제단에 안치됐고 헌화와 분향 속에 참가자 전원은 묵념했다. 6.25 전쟁 당시 피난민의 구호처였고 현충원의 효시가 된 범어사, 69년 만에 돌아온 호국영웅을 위해 다시 산문을 열고 품안으로 맞았다.
국가보훈처가 진행한 ‘호국영웅 고(故) 이형술 하사 귀환행사’가 12월 4일 범어사 대웅전 앞 특설무대에서 봉행됐다.
대웅전 앞 마당은 1952년 4월 6일 범어사가 처음 진행한 전몰장병합동위령재 현장이다. 최고의 예우로 호국영웅 귀환을 기념하기 위해 국가보훈처는 범어사를 찾았다. 아울러 당시 호국 활동의 주역으로 활동한 불교에 감사 인사를 전달했다.
의장병이 전달한 이형술 하사의 위패는 임장완(80)씨가 받아 제단에 안치했다. 임씨는 이 하사와 함께 6.25 전쟁 당시 육군 8사단 10연대에서 함께 복무한 참전 전우이다. 이어 유족에게 이 하사의 신원확인통지서가 전달됐으며 경과보고가 진행됐다.
이 하사는 결혼 한 형을 대신해 1951년 6월 25일, 19세의 나이로 자원입대했다. 1951년 10월 11일 강원도 양구 백석산 지구 전투에 참전했다가 전사했다. 백석산 지구 전투는 전략적 요충지로 이를 탈환하기 위해 국군 2개사단(7·8사단)이 공격작전을 수행한 곳이다. 유해는 2015년 9월 24일 강원 양구 백석산에서 발굴 됐으며 남동생인 유족 이형삼씨의 시료 채취로 DNA 검사를 실시, 최종 신원을 확인했다. 이 하사의 유해는 국립묘지에 안장 될 예정이다.
경과보고 후 내빈들의 헌화와 분향 및 6.25 참전 영웅기장 수여식이 이어졌으며 반야심경 봉독과 승무로 고혼의 넋을 기렸다. 마지막으로 위문품과 포상금을 유가족에게 전달하며 의식은 마무리 됐다.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은 먼저 “호국의 영웅 고 이형술 하사님을 정중한 마음으로 모시며, 그 영전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먼 거리와 시간을 거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주셨다. 긴 시간 동안 애끓는 마음으로 기다리셨을 가족들에게도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위로했다.
이어 스님은 “6.25 전쟁 당시 범어사는 피난민들의 의지처였고, 군 장병들의 구호와 치료를 자처했다. 특히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 전투에서 전사한 39분의 유해를 보제루에 안치한 이래 수년 간 전몰군경의 위패를 모시고 넋을 위로했다. 우리 불교는 호국불교정신을 면면히 이어왔다”고 강조했다.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은 “범어사는 낙동강 전투 당시 순국한 장병들이 안치되었던 유서 깊은 곳이자 국립현충원의 효시이다”며 “조국수호를 위해 불굴의 의지로 나라를 지킨 호국 영웅 이형술 하사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투철한 사명감으로 치열한 전투 중에 안타깝게 사망했지만 대한민국 역사와 조국 속에 면면히 살아 숨 쉴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행사에는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과 총무국장 보운 스님을 비롯해 범어사 국장 스님들과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및 국가보훈처 직원, 유가족, 참전유공자, 보훈단체 관계자 등 50여명이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