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범어사 성보박물관서 개막

‘금정(金井)’의 역사와 문화 주제 유물과 기록 등 전시
‘2024 박물관·미술관 주간’ 대표프로그램 공모선정
5월4일 체험 프로그램 “금정산 산만디 걷기” 운영

특별전 금정산 산그리메, 金井 포스터
특별전 금정산 산그리메, 金井 포스터

금정총림 범어사성보박물관(관장 정오스님)이 ‘금정(金井)’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특별전시 ‘금정산 산그리메, 金井’을 개최한다.

개막식 행사는 오는 5월 1일 오후 2시 범어사 성보박물관 2층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전시기간은 8월 31일 까지 이다.

이번 특별전시 ‘금정산 산그리메, 金井’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우리의 삶이 주제이다.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24 박물관·미술관 주간(2024.5.2.~5.31.)’의 주요 프로그램 가운데 ‘뮤지엄×즐기다’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이번 공모는 160개관이 신청해 최종 32개관, 25개 프로그램이 선정되었다. 범어사 성보박물관은 이번 프로그램을 위해 부산의 진산(鎭山), 금정산 자락에 위치한 사찰박물관이라는 특성을 활용했다. 생태계 동식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금정산과 함께 만들어진 금정의 역사와 문화를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특별전시를 기획했다.

이번 전시는 자연과 교감하는 역사, 문화를 통해 일상에서의 쉼을 전달한다. “그리메”는 그림자를 뜻하는 옛말로 산그리메는 산 정상에서 만나는 풍경이다. 산등성이가 겹치고 포개져서 만들어진 장관을 뜻한다. 전시에서는 금정산을 터전으로 살아온 생태계 동식물이 만들어낸 산그리메 위에 역사와 우리의 삶 등 문화를 얹었다.

전시는 전체 3부로 역사적 유물과 기록물, 사진 등을 통해서 금정산 호국사찰 창건의 역사와 금정산성을 지켰던 승영사찰로서 범어사, 국청사, 해월사를 선보인다. 조선시대에 금정 지역을 지나간 문장가들의 시도 관람하며 그 속에 담긴 ‘금정(金井)’을 만날 수 있다.

금정산 범어사 전경
금정산 범어사 전경

1부 ‘낮고 높은, 산’에서는 해발고도 800m, 4계절이 다른 풍경을 선사하며 호국사찰 범어사와 국청사를 중심으로 호국을 이야기한다. 18세기 그려진 ‘여지도’에는 왜구의 침입으로부터 국가를 지키기 위해 세워진 범어사와 금정산성을 수호한 국청사가 표시되어 있다. 범어사 성보박물관에 소장 중인 ‘상축현판’과 ‘세자저하수천수전패’, ‘왕비전하수제년전패’ 등은 국가의 안녕을 기원했던 사찰의 호국 정신을 보여준다.

2부 ‘척박하고 비옥한, 토지’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산성인 금정산성(둘레 1만8845m)과 산성에 모인 사람들이 만든 비옥한 삶을 보여준다. 금정산성과 범어사를 들렸던 관리들이 남긴 기록에는 금정의 경제와 사회상이 담겨있다. ‘죽전마을 화살과 화살통’은 대나무 화살을 만들어 공급했던 금정산성 죽전마을의 실체를 증명하는 유물이며, 특히 현재 정수암에 보관중인 ‘해월사 현판’은 금정산성을 관리하기 위한 승영사찰 해월사를 창건할 때 범어사, 국청사, 운수사 등 산성 주변 사찰의 수많은 승군들이 동원되었음을 기록하고 있다.

국청사 승장인
국청사 승장인

3부 ‘작고 큰, 산만디 마을’에서는 태백산맥 끝자락에 위치한 작은 마을 금정의 풍경을 이야기한다. 동래부사 정현덕이 남긴 봉래별곡 외에도 이안눌의 ‘청룡암시목판’과 동래부지 등에는 동래부사들이 남긴 금정의 풍경이 남아있다. 근대 선승 경허스님의 시가 담긴 ‘경허선사 시판’과 금정산 고당봉 금샘 부근 돌에 새겨진 석각 탁본도 함께 전시된다. 이외에도 범어사 명정학교를 수학한 한국의 대표적인 문인 요산 김정한의 문학작품에 묻어나는 금정의 감성을 소개한다.

죽전마을 화살, 화살통
죽전마을 화살, 화살통
범어사 창건사적판
범어사 창건사적판
경허선사 시판, 1900년
경허선사 시판, 1900년

특히 전시 관람 이후 범어사와 금정산을 중심으로 금정산성, 산성마을, 요산 김정한 문학관 등에 새롭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금샘 석각, 범어사 토지의 경계를 표시한 표지석 등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유물로 금정산을 찾는 등산객들에게 새로운 흥미 요소를 준다. 아울러 매년 진행되고 있는 고당재와 금정산성의 역사와 함께하는 금정산성 막걸리 등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고 자연과 우리의 삶을 연결시켜주는 매개체로 소개한다.

범어사 주지 정오 스님은 “이번 전시는 치열한 하루를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문화를 향유하는 시간과 여유를 선사하는 마음에서 기획되었다” 며 “고루한 이미지와 지역사라는 무거운 느낌 보다는 우리 집 뒷산, 우리 마을, 우리 부모님의 고향 풍경으로 다가가고 싶었다”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 이어 “천년고찰 범어사, 푸르러진 금정산 풍경과 함께 즐기는 특별전이 일상에서 누리는 쉼이 되길 바라며 푸르른 5월 금정산 범어사에서 나만의 ‘산 그리메’를 그리는 여유를 찾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범어사 성보박물관에서는 특별전시 ‘금정산 산그리메,金井’과 함께하는 체험프로그램 ‘금정산 산만디 걷기’를 5월 4일 진행할 예정이다. ‘금정산 산만디 걷기’는 자연탐방 플로깅 프로그램으로 자세한 공지는 범어사 성보박물관 홈페이지(www.beomeomuseum.org)에서 확인가능하다. 051)508-6139